본문 바로가기
발자국/가곡

오늘은 네 가슴에

by 매화연가 2016. 5. 17.





오늘은 네 가슴에

 

황여정

 

가을이 깊어 가면 그리움도 익는가

나무는 해마다 해마다 그리움을 부르네

그렁그렁 눈물처럼 창가를 서성이는 그 날들

지는 해 붉은 노을처럼 그리움을 부르네

 

아아 나무처럼 푸른 날들

나무처럼 그 자리 오래도록 지켜선 날들이여

미풍에도 자주 흔들리던 마음 그 마음 감추고

내 속이 붉다는 말 그 말 한번 못하고 살았네

 

술독처럼 익어가는 가을향기

노을빛 고운 이 저녁에 불러보는 젊은 날들

보살피지 못한 내 젊음아 떠나버린 날들아

오늘은 네 가슴에 나를 누이고 싶네 아아 그날들

 

 

 

2016.5.17.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