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6.18. 경주
경주국립박물관에 가면 목없는 부처가 나란히 앉아있다.
정호승 시인이 초등학교다니는 아들과 경주를 여행하던 어느 날
한 대의 관광버스가 도착하자마자 학생들이 내려서 시끌벅적하더니
목없는 부처에게 다가가 자기 머리를 얹어보고 웃고 떠들며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고
쓴 시라고 시인이 소개하였다
소년부처의 모티브가 된 목없는 부처를 찾아 마당을 한바퀴 돌았으나 찾지못하였다.
아마 그 때는 박물관 뜰에 놓아두었던가보다
지금은 박물관 동편 뒷쪽에 좌대를 마련하여 나란히 안치하여놓았다
소년부처
정호승
경주박물관 앞마당
봉숭아도 맨드라미도 피어 있는 화단가
목 잘린 돌부처들 나란히 앉아
햇살에 눈부시다
여름방학을 맞은 초등학생들
조르르 관광버스에서 내려
머리 없는 돌부처들한테 다가가
자기 머리를 얹어본다
소년부처다
누구나 일생에 한번씩은
부처가 되어보라고
부처님들 일찍이 자기 목을 잘랐구나
- 시선집 '내가 사랑하는 사람'(열림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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