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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시

아침, 고요에 젖다/황여정

by 매화연가 2014. 7. 11.

 

 

 

 

 

 

 

 

 

 

아침, 고요에 젖다

 

황여정

 

 

어둠에 몸담았던 아침

아침의 문이 거울처럼 선명하다

 

밝음 앞에 모여드는 초록

지치지 않는 자태로 세상을 덮을 때

한 그루 나무처럼 고요에 젖어들고

 

비어있는 길

길 위에서 나무나 바람의 이야기를 줍는다

 

어둠에 박힌 뿌리는

가지마다 빛으로 몸을 헹구고

바람의 길을 걸러내며 흔들리지 않는다

 

산길을 따라오는 내 발자국

오래된 별에 매달린 지층 같은 흔적들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기억의 눈이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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