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3.10 통도사 자장매
봄을 기다리는 이유는
붉은 속내드러내는 매화꽃 만나는 날이다
작은 꽃망울
수줍게 열리는 꽃 잎과 내밀한 매향
통도사 홍매가 피기시작한다는데
벌써 꽃그림자 아른아른 참을 수가 없다.
통도사는 우리 나라 3대 사찰 중 하나로 손꼽히는 큰 절로, 신라 선덕여왕 15년(646)에 자장율사가 세웠다.
대웅전은 원래 석가모니를 모시는 법당을 가리키지만, 이곳 통도사의 대웅전에는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고 건물 뒷면에 금강계단(金剛戒壇)을 설치하여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다. 그 때문에 통도사라는 절 이름도 금강계단을 통하여 도를 얻는다는 의미와 진리를 깨달아 중생을 극락으로 이끈다는 의미에서 통도(通度)라고 하였다 한다. 지금 건물은 신라 선덕여왕 때 처음 지었고, 임진왜란 때 불에 탄 것을 조선 인조 23년(1645)에 다시 지은 것이다.
일주문에 들어서면 극락보전 앞에 수령 150여년을 지닌 두 그루 매화 만첩홍매와 분홍매
가지를 너무 잘라 우아한 자태는 볼 수 없어 아쉽지만 귀를 열어야 맡는다는 매향은 변함없어라
매화의 덕목은 청향에도 있습니다.
영혼을 맑게 하는 향기에 반한 옛사람들이, 오죽하면 매화의 향을 ' 귀로 듣는 향기'라
했겠습니까, 달리 말해 떨어지는 꽃잎 소리도 들을 수 있을 만큼 고요해야 제대로 그 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매화의 청향을 즐기듯 사는 법은 내 입을 닫아두고 남의 말에
귀를 여는 것이겠습니다.
내 입을 먼저 열려고 욕심을 부리면 미움, 무관심, 편견, 고집, 교만, 자만심 같은 것들이
마음을 어지럽혀 남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 법입니다.
그러니 매화 처럼 조용히 입을 닫고 겸손이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 내 영혼의 맑음'을 얻는 복까지 누릴 수 있습니다
- 정시언의 새해를 여는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