홉스골 가는 길
황여정
구름이 물구나무서는 언덕에 걸린 하늘과 꽃들의 수다가 주인인 들판은 액자 속 풍경이네
키 낮은 풀들은 어디든 길을 내어 줄 것 같지만 달리다 멈춘 길은 웅덩이에 빠져 길을 잃네
야생처럼 발붙이는 그리움이 끊어진 길 위에서 바람에 서성거린 날을 보네
기억의 끈처럼 가다마다 이어지는 길 덜컹거리는 시간 내내 사람의 길을 떠올렸네
자주 흔들리고 멀리 돌아가고 쉬 갈 수 없는 사랑이 초원에서 비포장도로를 가느라 오래 걸리네
이제는 멀리 보냈다고 잊었던 것들이 아직도 흔들리는 꽃으로 초원에서 살고 있네
홉스골 : 몽골의 푸른보석이라 불리는 호수로 몽골 최고의 휴양지이며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홉스골까지는 900여km를 포장된 도로와 비포장도로를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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