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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 /내가 좋아하는 시

달을 가리키던 손가락이 칼에 베인 날/조동례

by 매화연가 2013. 7. 11.

 



달을 가리키던 손가락이 칼에 베인 날

 

조동례

 

 

사랑노래 끝나기도 전에

이별노래 판치는 노래방에서

나는 사랑노래에도 아파서 울고

이별노래에도 아파서 울었다

 

걸리는 게 어디 한두 가지랴

사랑과 이별이 차고 이우느라

상처는 배경이 드러나지 않는 꽃이다

다가가도 아프고 다가와도 아픈 꽃

 

가만히 있는 너를 잘못 건드렸다 생아

 

달을 가리키던 손가락이 칼에 베여도

어둠을 배경으로 별이 뜨고

별을 배경으로 달은 살아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