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반칠환
보도블록 틈에 핀 씀바퀴 한포기가 나를 멈추게 한다. 어쩌다 서울하늘을 선회하는 제비 한두 마리가 나를 멈추게 한다 육교아래 봄볕에 탄 까만 얼굴로 도라지를 다듬는 할머니의 옆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다. 굽은 허리로 실업자 아들을 배웅하다 돌아서는 어머니의 뒷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다. 나는 언제나 나를 멈추게 하는 힘으로 다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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