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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 /내가 좋아하는 시

[스크랩] [정호승] 수선화에게

by 매화연가 2010. 11. 19.

 

   

 

정호승, 「수선화에게」(낭송 정호승)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나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가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정호승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열림원, 2008)

- 출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학나눔(문장)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우가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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