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즐거움 /내가 좋아하는 시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말이 있어

by 매화연가 2010. 5. 27.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말이  있어

 

문 태 준

 

오늘은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말이 있어

길을 가다가 우연히 갈대숲 사이 개개비 둥지를 보았네

그대여, 나의 못다 한 말은

이 외곽의 둥지처럼 천둥과 바람과 눈보라를 홀로 맞고 있으리

 

둥지에는 두어 개의 부드럽고 말갛고 따뜻한 새알이 있으리

나의 가슴을 열어젖히면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나의 말은

막 껍질을 깨치고 나올 듯

작디작은 심장으로 뛰고 있으리

  

'즐거움 > 내가 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튤립에 물어보라  (0) 2010.09.04
늪의 內簡體를 얻다  (0) 2010.09.04
아니다  (0) 2010.09.03
  (0) 2010.08.31
  (0) 2010.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