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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스크랩] `만들어 가는` 교육과정과 교사의 능력

by 매화연가 2007. 7. 8.

 

교사가 교육과정 혁신의 도입과 실행의 주체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부각된 것은 제7차 교육과정에서 표방한 ‘만들어가는’ 교육과정과 무관치 않다. 교육부는 당시 학교의 경영책임자인 교장과 수업 실천자인 교사가 교육 내용과 방법의 주인이 되고 전문가의 위치에 설수 있도록 지역 및 학교의 특성, 자율성, 창의성을 충분히 살려서 다양하고 개성 있는 교육을 실현할 것을 요청하였다. 그렇다면 학교의 최전선에서 ‘학습자를 위한 교육과정’을 만들고 수업을 해야 하는 교사는 어떠한 능력을 가져야 할까?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라는 정책이 명시적으로 천명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실상 교사들은 학습자를 위한 교육과정을 자신의 능력 안에서 적절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교사가 ‘주어지는’ 교육과정에서 사고의 출발을 하지만, 가르치는 교육 내용과 학습활동이 다르다는 것만 보아도 ‘주어지는’ 교육과정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여기에서 문제는 교사들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가에 대한 정확하고도 구체적인 정보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가르쳐야 할 교육 내용을 어느 정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고, 교육부 고시 교육과정에서 기준으로 제시하는 교육 내용과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교과의 내용을 어떻게 관련지을지 잘 모른다. 또한 교육과정을 어떻게 학습자에게 적합하게 교과 내에서와 교과 간 관련을 지음으로써 교수학적 변환을 할 것인지, 그것이 학습활동을 통해서 학습자의 마음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많이 알지 못한다. 이와 관련하여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만들어간다’ 라고 했을 때, 교사에게 요청되는 능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그러나 ‘무엇을 학습해야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 가’에 대한 교사의 이해 정도에 따라 수업 후 교사와 학습자의 경험이 다르다는 최근의 논의들이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실행해야 하는 교사의 능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연구들에 따르면, 교사들은 수업을 하기 위해서 최소한 다음과 같은 지식과 사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교과에 대한 지식이다. 이는 교과의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지식 체계에 대한 지식을 의미한다. 둘째, 일반 교육학적 지식이다. 이는 수업 관리 및 조직에 대한 일반적인 원리 및 전략으로서 교육 심리학, 교육 사회학, 교육 철학 등에 기반을 둔 교육학적 지식이다. 셋째, 교사에게 주어지는 문서화된 교육과정, 교과서, 교사용 지도서, 교재 등을 포함하는 ‘주어지는’ 교육과정에 대한 지식이다. 넷째, 교육 내용의 교수학적 변환과 관련된 지식이다. 이는 교사 고유의 지식 영역으로 간주되는 데, 교사에 의해 교육 내용이 학습자의 다양한 관심과 능력에 적합하도록 조직되고 표상되고 적응되어 수업에서 제시되는 일련의 교수학적 변환 과정에 대한 지식이다. 다섯째, 학습자에 대한 지식이다. 여섯째, 교육적 맥락에 대한 지식이다. 일곱째, 교육목적에 대한 지식이다. 이는 내재한 가치 및 철학적 근거에 대한 지식이다.

교사는 이러한 지식을 가져야 하고, 이러한 지식들을 가르쳐야 할 것과 어떻게 가르칠지, 즉 학습자의 경험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수업을 계획하기 위해 사고를 하게 된다. 교사는 자신이 가진 지식을 기반으로 사고하여 교육과정을 만들어가게 된다. 여기에는 교원 양성기관에서 스스로 이해에 이르게 된 교과 지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고, 선택하고, 조직하고, 활동과 감정을 덧입히고, 은유와 연습을 하고, 사례와 예시 등을 찾아서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학적 사고 과정이 포함된다. 교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기반으로, 학습자의 조건과 교수학적 맥락을 고려한 선택과 행동을 하기 위해 자신의 사고에 대한 이해와 자신의 선택과 행위를 되돌아보는 반성적 사고 능력을 가져야 한다.

교사가 교육과정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최소한 위에서 열거한 지식과 사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교사들은 이러한 지식과 능력을 교원양성기관에서 일차적으로 기른다. 그런 다음에는 다양한 방식의 현직 연수를 받게 된다. 그러나 교사들의 지식기반이 얼마나 탄탄하고 그 지식과 사고 능력이 얼마나 조화롭게 상호작용 하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실제 몇몇의 조사 연구들에서 교사들은 주어지는 교육과정과 관련된 교재들을 그대로 가르친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고, 자신이 가진 지식에 기반 하여 스스로 사고를 하여 교육과정을 만들어간다고 인식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면, 교사들에게 이러한 지식을 갖게 하고 사고 능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교사들은 교원양성기관에서 배운 것, 학교 내외에서 제공되는 연수, 교사에게 제공되는 관련 교육과정 및 교재들, 각종 연구물들, 그리고 자신 및 동료 교사들의 성공한 수업 사례 듣기 등을 통해 필요한 지식과 사고능력을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교사가 교육과정을 잘 만들어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첫째, 교과가 기반하고 있는 지식 체계와 주어지는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교육 내용과 이를 학습자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교수학적 전환을 거쳐야 하는 교육 내용, 그리고 이들과의 관계에 대한 교사의 지식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교사는 자신이 이해한 만큼 가르칠 수 있다’는 말에 비추어보면, 특히 그러하다. 한번 교사가 되면, 교육 내용에 대한 지식은 교육과정 관련 문서 및 교과서에서 제공하는 지식으로 한정되어 교과 지식에 대한 교사의 지식이 오히려 약화되기 쉽다. 중등과 다른 교원양성교육과정에 따라 10개 이상의 교과를 가르치게 되어 있는 초등교사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둘째, 교사가 자주 보는 교육과정과 교사용지도서에서 교사 교육 내용에 대한 지식과 교육학적 지식이 어떻게 접목되어 교수학적 변환이 일어나며 학습자에게 어떠한 학습활동과 기회가 주어지는지에 대한 구체적 사례 등이 제시되어야 한다. 대강의 요강이나 지침을 주고 교사에게 자신의 지식을 동원하여 사고하라고 한다면, 교사들의 인식을 감안할 때 교사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만들어가는’ 교육과정과 관련된 교사의 지식과 사고과정 그리고 선택과 행위와 관련된 구체적 연구물들을 교사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교사들은 매일의 수업에 바빠서 자신들이 어떠한 지식을 동원하여 어떻게 사고를 하는지, 무엇을 중점적으로 사고하는 지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다. 자신들의 사고가 어떻게 연구되어 어떠한 현상으로 정리되는지에 대한 객관적 정보는 교사들이 자신들의 사고 과정을 이해하고 반성적으로 점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넷째, 학교 수준에서 동학년회의, 교육과정 소위원회 등을 구성하여 실질적으로 교사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교사들은 매일 매일의 수업에서 어떠한 지식을 어떠한 학습활동과 수업전략으로 접목하였더니 좋았다는 성공 사례들을 서로 나누고 발표하는 장을 가지면 좋다. 교사들의 지혜는 다른 전문가 집단들에 비해 공유되고 지식으로 축적되기 보다는 사장된다는 지적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결국, 교사들에 의해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란, 교사가 자신이 가진 지식과 제공되는 지식을 기반으로 사고하여 학습자에게 적합한 학습 활동을 계획하여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수업 수준의 교육과정 계획과 실행, 또는 수업 계획과 수업이라는 말과도 바꾸어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교사가 이러한 일을 잘하기 위해서 논의되는 교사의 지식, 사고 능력, 그리고 그 원천에 대한 논의들은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을 실천하는 교사의 능력에 그대로 적용가능하다. 대단히 복잡한 지식과 사고 과정이 교사들에게 요구되기 때문에,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사에 대한 지원이 상시적으로 주어질 때만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 교사에 의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주지해야 한다.

 

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출처 : 교원임용길잡이
글쓴이 : 길잡이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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