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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음악회

한여름밤의 가곡 이야기/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by 매화연가 2016. 10. 3.

2016.8.23.8PM


백양사 고불매를 보고 난 후

그 감동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고 오래 지속되었다

수백년이 지나도록 생명을 유지하고 있음도 경이롭고

그 고목에서 해마다 고운 꽃을 피운다는 것도 놀라웠다.

꽃 빛과 향의 아름다움은 두고두고 가슴설레는 만남이었다.

365일 중 한 열흘간의 꽃 피움을 위해 겨울을 보내고 세월을 보내고 

다시 묵묵해 지는 나무는 늘 마음속에 떠나지 않는  기다림의 대상이었다

그 기다림과 사랑스러움을 노래로 만들고 싶어 시를 썼다 

한 사람의 생각을 노래로 만들기 위해 다른 사람의 재능을 빌려야 하는 이중적 구조는

나를 많이 힘들게 했다

첫 째 작곡가와의 소통 부재다

시는 시인이  만족할 때까지 퇴고를 거듭한다

곡은 작곡가의 손으로 시가 넘어가는 순간 노래의 방향에 대해 영향을 행사하기 힘들다

곡이 완성되기까지 겪어야하는 기다림은 마음을 말리는 마른 통증과 같은 아픔이었다

그 노래가 예술의 전당에서 오케스트라로 연주된다

예술의 전당에서 내 시가 가곡으로 연주된다는 기쁨과

어떤 선율을 타고 매화꽃피는 봄날의 아름다움을 연주해 낼까하는 기대찬 설렘과

연주자의 부주의로 중간 부분에 전혀 가사전달이 되지않는 아쉬움은 기쁨과 설렘을 실망으로 바꿔버린 시간이되고 말았다

   

400년을 해마다 거르지 않고 화사하게 꽃피운 고불매처럼

매화연가는 해마다 새봄으로 피어나서 사랑받는 우리 가곡이 될것이다





매화 연가  

황여정


매화 나무 옛등걸에 봄바람이 불어오면

또 다시 찾아 나서는 그대 그리움의 길


봄을 기다리는 내 마음은

꽃눈처럼 봄을 기다리는 내 마음은

해마다 새봄으로 피어나는 매화꽃 만나는 날

수백년이 지나가도 첫날처럼  환한 꽃이여   

꽃향기 하도 맑아 눈을 감고 사무치네


아아

꽃비 내리는 뜨락에 앉아

고요속에  젖어들어  하늘을 날아가면

복에 겨운 내 마음 출렁이는 봄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