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표를 찾아서 |
느낌표를 쓰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무엇을 보아도 ‘그렇지 뭐~’라고 시들하게 생각하는 사람 아름다운 음악을 들어도, 신록의 나뭇잎을 대해도 쌍무지개가 떠도 감동할 줄 모르는 사람 파란 하늘을 보고 감탄하는 친구에게 ‘원 저렇게 감정이 헤퍼서야...’하고 혀를 차는 사람이었다 결국 그 사람 안에 살고 있던 느낌표는 위기감을 느끼고 그에게서 아주 떠나버렸다 느낌표가 빠져나간 줄도 모르던 그는 권태와 식욕부진에서 우울증으로 점차 발전했다 정신과 의사는 처방을 일러주었다 “감동을 회복하시오 무엇을 보든지 ‘오!’ 하고 놀라고, ‘아!’하고 감탄하시오 그리하면 당신의 기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겁니다” 그는 느낌표를 찾아 유명산으로 가고 유명 극장에도 가고, 유명 바닷가로도 갔다 그러나 그의 느낌표는 어느 곳에도 있지 않았다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와 목욕을 하고 한숨 잠을 자고 일어나니 문창호 틈새로 새하얀 빛이 스며들어와 있었다 문을 연 그 순간 그는 숨을 멈추고 말았다 그가 잠든 사이 첫눈이 담장이고 마당이고 온 세상을 뒤덮은 것이었다 ‘오!’ 바로 거기에 그의 느낌표가 숨어있지 않은가 ‘!’ -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중에서 / 정채봉 지음 - 삶이 무료하다고 한탄하고 있으신가요? 지금 빛난 세상을 둘러 보세요 - 어딘가 숨어있는 느낌표가 반길 것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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