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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시

6월 담쟁이 /황여정

by 매화연가 2012. 5. 17.

 

 

 

 

 

6월 담쟁이

 

황여정

 

 

노을이 붉은 저녁이면 나는 갑자기

고장 난 라디오처럼 주파수가 맞지 않는다.

해거름이 내게 안테나를 세우자

생각들이 들락거리며 분주해 진다

 

 

문제는 늘 까다로운 입맛이다

맛 때문에 굶어 죽진 않지만

맞지 않거나 맞추지 못하거나 하는

정답은 많이 경직되어 있다

 

 

유연하고자 하면

담쟁이처럼 눈감고 단순해져야지

오르다 길이 끝나면 내려올 줄 알고

홀로 서지 못하면 더듬더듬 잔걸음에 기대는

6월 담쟁이 눈먼 그리움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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