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담쟁이
황여정
노을이 붉은 저녁이면 나는 갑자기 고장 난 라디오처럼 주파수가 맞지 않는다. 해거름이 내게 안테나를 세우자 생각들이 들락거리며 분주해 진다
문제는 늘 까다로운 입맛이다 맛 때문에 굶어 죽진 않지만 맞지 않거나 맞추지 못하거나 하는 정답은 많이 경직되어 있다
유연하고자 하면 담쟁이처럼 눈감고 단순해져야지 오르다 길이 끝나면 내려올 줄 알고 홀로 서지 못하면 더듬더듬 잔걸음에 기대는 6월 담쟁이 눈먼 그리움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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