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우리문화, 의식주에 있어서 중요한 트랜드 중에 하나입니다.
우리에게 트랜드로 들어왔던 술들이 와인, 약주, 소주, 맥주등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요즘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술이 막걸리입니다. 얼마전에 일본에서는 비맥주부문 1위를 막걸리가 차지했습니다.
일본시장은 사실 made in korea가 들어가기에는 굉장히 힘들었던, 역사적으로는 철홍성이었던 시장이 일본시장인데 그 시장에서 맥주를 제외한 부문에서 사케도 제치고 우리 막걸리가 1위를 했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한류의 중심에 선 트랜드, 막걸리를 어떻게 즐겨야 할까?
막걸리의 특징과 우리의 전통을 살리면서 더 트랜디하게 즐기는 법에 대해서 제가 오늘 이야기 할까 합니다.
막걸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은?
큰 틀에서 볼 때 막걸리에 잘 어울리는 음식은 ‘반찬류’입니다.
막걸리가 일종의 ‘밥’이기 때문이죠.
배가 불러서 밥이기도 하고 재료와 맛 때문에 밥의 일종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막걸리=밥, 이라고 두고 안주를 선택하면 실패가 없습니다. 김치, 젓갈, 기본 반찬류에 잘 어울립니다. 전이나일품요리에 마시기도 하지만 한두잔 홀짝거리는 게 아니라 벌컥벌컥, 게다가 한번에 3차 정도는 마셔줘야되는 주당에겐 김치와 막걸리가 1차 메뉴로는딱이죠. 저는 어떤 자리에서건 1차엔 막걸리와 간단한 반찬류의 안주로 시작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막걸리가 다양화됨에 따라 와인처럼 맛에 따라 농도에 따라 어울리는 음식이 좀 달라집니다.
막걸리의 주원료 중 밀이 많이 들어간 경우는 농도가 짙고 탁도가 강해집니다. 맛도 걸쭉하고 뻑뻑하구요. 부드러운 목넘김이 쌀 막걸리에 비해 짙습니다. 그런 막걸리의 경우에는 기름에 튀기거나 부친 음식을 곁들이면 좋습니다. 무겁고 부드러운 막걸리의 맛이 기름진 느낌을 눌러줍니다. 반대로 쌀이 주재료인 막걸리는 맑고 상쾌한 느낌이 강합니다. 이런 막걸리에는 생야채나 백김치같은 음식이 어울립니다.첨가물이나 주재료, 숙성기간에 따라 단맛과 신맛, 쓴맛의 정도도 달라지는데요. 기본적으로 쌀술인지 밀술인지를 구별하셔서 음식을 택하시고, 그 다음에 술이 가진 단맛과 신맛, 쓴맛에 대해서는 그와 상반된 맛을 가진 음식을 매치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음식과 술은 서로 보완, 상승 작용을 해야하니까 무겁고 탁한 막걸리에는 가볍고 상쾌한 안주, 가볍고 경쾌한 막걸리에는 무겁고 진한 안주를 드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 가운데 특히 음식과 매치하기에 좋은 막걸리가 있다면?
그저 막걸리만 드신다면 '현미막걸리','쌀막걸리'를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예전에는 쌀을 도정하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 조상들이 전통적으로 마셔왔던 막걸리가 현미막걸리이기도 하고 시중에 나와있는 막걸리를 드실때에는 뒤에 원산지를 보면 쌀의 원산지를 알수 있는데 우리쌀로 만들었는지를 보시면 될 것 같고 또 주종을 불문하고 좋은 술이 그렇듯, 술만 마셔도전혀 음식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맛과 향, 목넘김이 있는데 보통은 현미막걸리나 쌀막걸리가 이런 조화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굳이 음식과 같이 드신다면 요즘에 막걸리가 다양화되면서 나오고 있는 '밀 막걸리' 밀100%막걸리를 한번 드셔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최근에 제가 경험한 막걸리는 '지평 밀 막걸리'라고 3대째 내려오는 유서 깊은 양조장에서 만든 밀을 사용해 빚는 전통막걸리입니다. 밀로 만들면 아까 말씀드렸듯이 무겁고 둔탁한 느낌을 가질수 있는데 생크림처럼 부드러운 느낌이 나는 밀막걸리랑 맵거나 짠 우리 음식이 잘 어울리니까 한번 시도해 보셔도좋을것 같습니다.
반주로서의 막걸리?
반주는 술이 아니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매일 매끼니에 반주를 즐기고 있습니다. 커피나 와인이 아닌 막걸리를 앞에 두면 이상하게 사람이 겸허해지고 솔직해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 점을 잘 아는 저로서는 소개팅 자리나 중요한 회식 등, 사람의 본심을 알고 싶은 자리에서는 꼭 막걸리를 마시자고 제안하는 편입니다. 특히 낮술 막걸리를 즐기는 편입니다. 낮술이라는 것이, 정말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한 사람하고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제3의 자아(?)를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저는 후배들에게도 낮술을 적극 권장하는 사람입니다. 하루쯤 마음을 풀고 막걸리 낮술을 즐겨보면 바쁘고 정신없이 세상과 사람에 시달려온 나 자신을 한숨 내려놓게 시간을 갖아 보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막걸리를 특별히 맛있게 즐기는 법을 말씀드려야 한다면, 마지막으로 노동 후에 마시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막걸리는 '노동주'입니다. 막걸리에는오덕과 삼반이 있다고 합니다.
취하되 인사불성이 되지 않도록 취하는 것이 1덕,
새참에 마시면 요기가 되는 것이 2덕 밥이 된다는 뜻,
힘이 빠졌을때 기운을 돋아주는 것이 3덕,
안되던 일도 마시고 넌지시 웃으면 되는 것이 4덕,
더불어 마시면 응어리 풀리는 것이 5덕입니다.
삼반 반대되는 것, 막걸리가 가진 반항적인 성격 3가지는 무엇일까요?
놀고 먹는 사람이 막걸리를 마시면 속이 끓고 트름만 나며 숙취를 부른다고 해서 근로지향, 반유한적이라고 해서 첫번째 반입니다. 그리고 서민으로 살다 임금이 된 철종이 궁안의 아름다운 갖가지 술을 마다하고 토방의 토방에서 멍석옷을 입힌 오지항아리에서 빚은 막걸리만을 찾아 마셨던 것 처럼 서민지향의 반 귀족적이다. 두번째 반입니다.
그리고 군이나 관이 참여하는 대사가 있을때 합심주로 막거리를 돌려 마셨는데 평등지향의 반계급적 술이다.
그래서 막걸리는 삼반주의가 있다 이렇게 부릅니다.
오덕과 삼반을 가진 우리 전통 막걸리, 세계화 한류에 앞장서고 있는 우리 막걸리를 오늘 저녁 한번 드셔보시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