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신혼부부들이 나와서 게임을 하는데 거기서 일주일에 한 번씩 먹고 싶은 음식이 무엇인지 남편들에게 묻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부인이 맞추는 것이었다. 한 남편이 천원 김밥이라는 걸 적자 그 아내가 놀라서 깜짝 놀라 소리쳤다. 매일 우리가 먹는 김밥이 천원 김밥인데 왜 적었느냐고 묻자 남편이 나는 그 김밥을 매일 먹는 게 아니라 일주일에 한번만 먹었으면 좋겠다고 대답을 했다. 이 아내의 관점은 남편에 있지 않았던 것이다. 사랑에는 책임행동과 책임도 따라야 하는 것이다. 내가 맛있고 좋다고 해서 상대방이 좋다고 생각한다면 그게 어떨 때는 상대방에겐 오히려 고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제가 22살에 군대를 갔다가 25에 제대를 했는데 첫 번째 휴가를 나왔을 때의 일이다. 부모님께서 경상도 산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계시는데 자식을 군대에 보내놓고 마음이 아프시고 돈도 좀 아끼려고 고기를 한 번도 먹지 않고 채소로만 음식을 해서 먹고 계셨다. 그게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워 휴가 끝나기 하루, 이틀 전에 어머님에게 장조림이 먹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 군대 다녀온 아들이 뭐가 먹고 싶다고 하니 대한민국의 어머님이라면 대부분 바로 그 음식을 바로 해줄 것이다. 어머니가 바로 장조림을 해주셨는데 제가 그 음식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그대로 남겼더니 아버님께서 화를 내시며 먹고 싶다고 해놓고선 안 먹느냐고, 다 먹고 들어가라고 꾸중을 하셨는데 저는 괜찮다, 배부르다 하면서 음식을 남기고 돌아왔다. 그 남은 장조림은 누가 먹게 되었을까?? 아마도 부모님께서 드셨을 것이다.
휴가를 들어오면서 저는 적은 고기지만 맛있게 드세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상대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면 내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런 관심이 상대를 병들게 하는 공포의 관심이 아니라 상대를 사랑하고 만족시켜주는 그런 관심이 되어야 한다.
전라도의 한 죽염 장수가 있었는데 아무리 죽염소금을 팔러 다녀도 소금이 팔리지가 않았다. 어느 해에 소금이 너무 많이 남아 할 수 없이 판촉용으로 뿌리자 생각을 하고 소금만 주면 차별이 없어서 이 소금으로 된장을 만들자 하고 죽염 된장을 만들어 같이 선물을 했다. 장수의 생각은 죽염소금으로 만든 된장을 먹게 되면 그 다음에 된장을 만들 때 죽염 소금을 찾지 않을까 하는 전략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이 소금장수에게 죽염 된장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그 후 그 소금 장수는 죽염 장사가 아니라 죽염된장 사업가가 되었다. 고객에 나눠 홍보를 하려 했던 것이 사업으로 된 것이다. 일본에는 하나마루라는 우동 체인점이 있다. 이 사장은 마이다 히데토라는 사람인데 그 사람은 사업 초기에 화장품을 판매했었다. 그런데 그 화장품이 예상보다 잘 팔려나가지 않자 궁여지책으로 사은품을 달아 팔기 시작했는데 사은품은 앞치마, 작은 가방 같은 것들 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람들은 화장품 보다는 사은품으로 붙어 있는 제품을 주문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마이다 사장은 잡화도매업으로 사업을 전환하게 되었다.
소금장수의 경우나 화장품 장사의 성공처럼 고객에 대한 작은 관심이 미쳐 생각지도 못했던 사업 아이템으로 연결되는 기회를 가져다주었다는 사실을 주목하자. 상대를 만족시키는 관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잘 고민하게 되면 아내를, 자녀를,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회들이 다가올 수 있다. 니콜라스 머레이라는 사람은 자기 일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리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 하더라도 교양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관점. 관심. 타인에 대한 관심이 바로 내가 아니라 소비자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출근을 하다가 지하철을 오르다 보면 지하철 입구에서 천 원짜리 김밥을 파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 사람들이 김밥을 팔기 시작한 이후에 그 옆에 천원자리 떡을 파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 때 저 천 원짜리 떡은 제일먼저 누가 팔기 시작했을까? 아마 그 사람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고민했다는 사실이다.
예전에 유명했던 영화 중에 올드보이가 있었다. 그 영화에서 올드보이가 감옥에서 15년 동안 군만두만 먹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나는 저 집 군만두가 얼마나 맛있길래 15년 동안 망하지 않았을까? 한번 가보고 싶다 생각을 했는데 바로 두 달 전에 올드보이 촬영할 때 이용됐던 군만두 집을 찾아 가게 되었다. 부산에 있는 차이나타운에 있는 중국집이었는데 그곳에서 군만두뿐만 아니라 영화 속에서 최민식이 먹지 못했던 찐만두 또한 먹게 되었다. 15년 동안 망하지 않은 비법이 있을 것이다. 그 비법은 바로 소비자에게 관심을 맞추고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는 것이다. 나의 관점이 아니라 제 삼자의 관점, 타인의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우리는 또 다른 기회가 우리에게 다가올 것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