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의 자작나무
황여정
눈밭에 빛나는 자작나무
한 폭의 그림처럼 차창을 스친다
곁가지를 두지 않는
직립의 아름다움이
간결하다
바람의 교훈을 깊이 새긴 듯
흔들림을 막아내는
삶의 방식에 나도 눈을 뜬다
순백의 표피로
꿈을 꾸는 나무여
자작나무여
오롯이 안으로 껴안아야 하는
마음, 마음이 외로워서
눈처럼 하얗구나
차창으로 스치는 풍경을
따라가며 자작나무의 꿈을 읽는다
봄의 기억을 지우지 않고
또 다시 봄을 기다리는
기도, 영원히 아름다운
시베리아의 겨울
자작나무
2019.2.23.1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