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서
황여정
봄이 오는 길목에서
나를 위한 선물을 한답시고
한 이틀 절간에다
몸을 앉혔다
묵은 껍질 속에서
어둠을 밀어내는 새순들의 숨소리에
자근자근 마음이 녹아내린다
밤내내 알 수 없는 말들로
귀를 적시는 물소리도
싫지는 않는데
어쩌자고
마음은 저 혼자
천리만리 돌아다니는지
산방을 지키는 몸이 무색하다
이윽고
한 참을 지난 이 밤중에
문을 밀고 들어오는
너는 누구인가
2018.5.14.11:30
산사에서
황여정
봄이 오는 길목에서
나를 위한 선물을 한답시고
한 이틀 절간에다
몸을 앉혔다
묵은 껍질 속에서
어둠을 밀어내는 새순들의 숨소리에
자근자근 마음이 녹아내린다
밤내내 알 수 없는 말들로
귀를 적시는 물소리도
싫지는 않는데
어쩌자고
마음은 저 혼자
천리만리 돌아다니는지
산방을 지키는 몸이 무색하다
이윽고
한 참을 지난 이 밤중에
문을 밀고 들어오는
너는 누구인가
2018.5.14.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