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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시

묵언

by 매화연가 2018. 1. 31.



묵언

 

황여정

 

철지난 연밥이

연지에서 묵언 수행중이다

 

나는 꽃에 대한 기억을 불러

이 겨울의 적막을 잠시

흔들어 본다

 

떠나가 버린 것에 대한 예의는

생각에서 지워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 번 더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리라

 

무성하던 푸름, 젊음이 지난 자리

한 때는 모두가 꽃의 계절을 누렸을 그 때

설핏한 기억이 강물처럼 흐른다

 

마른 꽃대궁들 

저마다 홀로 견디는 연지

초록이 잠든 자리는 외롭지 않은 것이 없다

  

 

2018.2.1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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