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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시

읍천항에 가면/황여정

by 매화연가 2014. 3. 31.

 

 

 

 

 

 

 

 

 

 

 

읍천항에 가면

 

황여정

 

 

읍천항에 가면

흰 별꽃 세 송이를 귓전에 꽂고

소녀와 마주한 고릴라를 만나게 된다

 

 

갈증으로 마른 눈빛

소금물같은 욕망을 마신 고릴라

귀에 꽂은 하얀 꽃송이 별처럼 보인다

 

 

소녀는 고요해 흰 꽃처럼 밝고

그리움처럼 붉은 다홍빛 옷 걸쳐 입었다

살포시 눈 감아도 봉긋한 꽃망울로

온 몸이 그대로 꽃이 되는 소녀

 

 

어쭙잖은 꽃 몇 송이 귀에 꽂고

꽃인양하며 나를 속이고 살아 온 날이

이 그림 앞에 훤히 드러난다

 

 

이 그림 제목은 순수판별법

읍천항 벽화그리기 최우수상이다

 

 

 

 

 

읍천항 : 경주 양남면 읍천리에 있는 작은 어촌

주상절리를 따라 파도소리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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