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천항에 가면
황여정
읍천항에 가면 흰 별꽃 세 송이를 귓전에 꽂고 소녀와 마주한 고릴라를 만나게 된다
갈증으로 마른 눈빛 소금물같은 욕망을 마신 고릴라 귀에 꽂은 하얀 꽃송이 별처럼 돋보인다
소녀는 고요해 흰 꽃처럼 밝고 그리움처럼 붉은 다홍빛 옷 걸쳐 입었다 살포시 눈 감아도 봉긋한 꽃망울로 온 몸이 그대로 꽃이 되는 소녀
어쭙잖은 꽃 몇 송이 귀에 꽂고 꽃인양하며 나를 속이고 살아 온 날이 이 그림 앞에 훤히 드러난다
이 그림 제목은 순수판별법 읍천항 벽화그리기 최우수상이다
읍천항 : 경주 양남면 읍천리에 있는 작은 어촌 주상절리를 따라 파도소리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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